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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썰

문제는 수포자 발생이 아니다.

by 아프지말고행복하자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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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나무 위키를 보니 수포자란  수학 과목을 포기한 이들을 일컫는 단어.라고 말하고 있다.

언론 기사를 보면 수포자의 발생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다. 수포자의 발생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경우가 다수이다. 

10년 전보다 수학을 배우는 내용이 줄어든 것도 그로 인한 결과 인듯하다. 범위가 줄어드니 문제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쪽에서는 학생들의 과도한 공부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고, 한쪽에서는 기초 학력 저하가 국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거라고 말한다. 둘 다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린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봐도 중3 정도 되면 차이가 확연하다. 누구는 고3 모의고사를 봐도 1-2등급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중2에 배운 것도 잘 못한다. 심지어 중1 내용인데도 잘 못한다. 앞에서 적은 예가 너무 극단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같은 학년에서도 차이가 극명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학생들이 학교에서 같은 반에서 공부하면,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워 지루하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어려울 것이다. 학생이 수업이 재미없다고 한다면 그걸 선생님 탓으로 돌리기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열반을 만들어서 분반 수업을 하자고 하면 진상인 학부모 한 명이 전화 걸어서 아이들이 상처받는다 어쩐다 하면 일을 진행시키기 힘들어지는 분위기가 생기는 거 같다.

수포자 발생을 막아라

사회에서는 수포자 발생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는 거 같다. 수학과 관련 없는 학생들이 수학을 좀 못하면 어떠한가? 전에 부모님 회사 문제로 러시아에 살다가 중3으로 올라가야 하는 시기에 한국으로 온 학생이 있었다. 이 친구랑 이야기하면서 내가 놀랐던 게 러시아에서 배웠던 과정이 우리보다 낮았던 것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설명하면 이런 것이다. 우리가 중1초반에 배우는 것을 중2에 배우거나 뭐 그런 것이다. 그래서 한국학교에 적응하기 위해서 수학을 따로 배워야 했다. 러시아는 우주기술 강국이고, 그리고리 페렐만의 나라 뭔가 수학을 힘들게 가르칠 거 같았는데, 신기했다.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니 한 친구 녀석만이 야 게네는 똘똘한 애들만 힘들게 가르치고 나머지는 아니야...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미국에서 살다가 온 학생들도 같이 이야기해 보면 미국에 있을 때는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근대 내가 가르치면서 본모습은 그게 아니었다. 심지어 아이비리그를 나온 친구 녀석도 문과 이긴 하지만 미적분을 잘 못한다는 것에 놀랐다. 우리나라 보다 더 한 나라들도 많을 텐데, 우리나라는 왜 수포자가 발생하면 안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이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을 잘하는 똘똘이들이 많아야 하고, 그들이 이공계에 가서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수포자 발생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수포자 발생이 문제가 아니다. 똘똘하고 이공계 쪽 주요 인력으로 클 수 있는 친구들이 수학과 과학을 못하게 되고, 혹은 잘하게 된 상태에서도 이공계가 아니고 다수가 의대를 가고, 이공계를 갔다가도, 학원강사를 하며 산다거나 등등 과학 기술 발전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보는 게 맞는 거 같다. 수학과 크게 관련된 일을 하며 살지 않을 친구들은 그냥 어느 정도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나는 수학과 과학을 잘하고 싶은데, 경제적인 여건 문제나 잘못된 정보 전달로 인해서 제대로 배울 기회를 놓친다면 그거 큰 문제이다. 학교나 학원이나 선생들의 능력의 차이는 크다.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본학년 교과서 내용을 보면서 지루함을 느낀다. 그리고 KMO입상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 중에 의대가 아니라 순수과학을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있다. 심지어 의대생인데도 대학수학경시대회 나가는 학생들도 있다. 같은 수준의 지적능력을 가진 똘똘한 학생들의 경우 라마누잔 같은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면 누구한테 어떻게 배우냐에 따라 지식의 깊이와 보는 관점이 완전하게 달라진다.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투자에서 그 내가 공부를 잘하게 되었는데, 내가 그 돈을 벌어 부모님께 보답하기 위해 안정적인 의대를 간다는데 국가가 도의적으로도 뭐라고 하기는 힘든 입장이다. 수학과학을 좋아하고 이공계를 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국가가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 주어야 한다. 그런 학생들은 제대로 된 인강으로 배우는 게 웬만한 선생님한테 배우는 거보다 훨씬 낫다. 교과서만 보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보다 훨씬 나은 것이다. 능력이 좀 덜 되는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투자하고 거기서 발생한 마켓에서 돈을 버는 것은 사교육 업자들의 알아서 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이공계를 가기를 희망하는 똘똘한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수포자 발생을 막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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